제7장
츠쿠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타오화이난은 잔뜩 굳은 얼굴로 입술을 삐죽 내민 채, 침대 발치로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바닥으로 쏙 내려갔다. 그리고는 몸 전체로 불쾌함을 뿜어내며 돌아서 가버렸다.
츠쿠는 일어나 앉아 고개를 내밀고 살펴보았다. 타오화이난이 맨발로 소파 쪽으로 가서 스예예를 찾더니, 그 곁에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맞대고 무어라 투덜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요리하는 달걀 볶음 냄새가 풍겨왔다. 타오화이난은 그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렸다가 소파에 앉아 자신의 발가락을 조물조물 문질렀다.
타오샤오동이 돌아왔을 때 타오화이난은 아직 식사 중이었다. 그릇 주변엔 밥알이 잔뜩 떨어져 있었고 아주머니가 막 밥을 먹여주려던 참이었다.
문소리가 나자 타오화이난은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반갑게 외쳤다. "형 왔어?"
그릇 안에 있던 숟가락에서 손을 떼는 바람에 밥 반 숟가락이 튀어 올라 여기저기 흩어졌다. 타오샤오동은 대답하며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먹여주지 마세요, 스스로 먹게 두세요."
아주머니가 웃으며 앞치마에 손을 닦았다. "가끔 보고 있으면 답답해서요."
타오샤오동은 "괜찮아요"라고 답했다.
츠쿠는 밥을 다 먹고 침대 머리에 앉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타오샤오동은 손을 씻고 문가에서 그를 한번 슬쩍 본 뒤 타오화이난의 옆에 와 앉았다.
타오화이난은 형이 츠쿠의 문 앞에 서 있는 소리를 듣고 입술을 삐죽거렸다.
타오샤오동이 앉자마자 타오화이난은 다리 하나를 척 걸치더니 발가락을 형에게 내밀어 보였다.
부딪혔던 자리는 이미 흔적도 없었기에 타오샤오동은 영문을 몰라 툭 치며 말했다. "밥이나 제대로 먹어."
"아프단 말이야." 타오화이난은 발목을 흔들며 복사뼈 부분을 형에게 보여주려 애썼다.
그제야 타오샤오동이 고개를 숙여 자세히 살피며 발목을 주물러주었다. "접질렸어?"
쌓였던 감정을 쏟아낼 대상을 찾은 타오화이난이 형에게 일렀다. "츠쿠가 나 밀었어."
"그래?" 타오샤오동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그릇을 밀어 마저 먹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응." 타오화이난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애가 나 밀었다니까."
타오샤오동이 물었다. "걔가 밀어서 부딪힌 거야? 둘이 싸웠어? 그럼 형이 가서 걔도 똑같이 밀어줄까?"
"엇!" 타오화이난은 숟가락을 내던지고 형의 팔을 덥석 붙잡으며 급히 말했다. "형, 왜 그래..."
"넌 이제 안밀어도 돼?" 타오샤오동은 팔을 뒤로 살짝 빼며 일어나는 시늉을 했다.
타오화이난은 형을 꽉 붙들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스스로 부딪힌 거야, 그애가 밀어서 부딪힌 게 아니라..."
그제야 타오샤오동이 웃으며 타오화이난의 이마를 가볍게 툭 쳤다. "그런데 왜 거짓말을 해."
타오화이난은 원래 고자질이나 일삼는 까다로운 아이가 아니었다. 그저 어린 마음에 서운함이 쌓였다가 가장 친한 형이 돌아오니 응석을 부리며 위로받고 싶었을 뿐, 정말로 츠쿠가 잘못되기를 바란 건 아니었다.
그래서 형이 츠쿠를 찾아가겠다고 하자 덜컥 겁이 났다. 츠쿠와 사이가 아무리 나빠도 거짓말까지 지어낼 정도로 나쁜 아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오화이난은 쑥스러우면서도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어젯밤부터 기분이 줄곧 좋지 않았던 터라 고개를 숙이고 밥을 깨작거리며 내심 억울해했다.
츠쿠는 내내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타오샤오동은 씻고 나와 츠쿠의 침대에 기대앉았다. 잠시 후 타오화이난이 스예예를 데리고 그곳으로 왔다.
타오화이난은 형의 종아리를 더듬어 위로 기어 올라갔고, 침대 위로 올라가 형의 옆에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스예예도 침대 옆 바닥에 엎드렸는데, 흔들리는 꼬리가 츠쿠의 종아리에 닿자 츠쿠는 옆으로 조금 더 몸을 옮겼다.
"너희 둘, 학교 가서 싸우지 마라." 타오샤오동이 두 아이에게 말했다.
타오화이난은 형의 몸에 얼굴을 묻은 채 여전히 찔리고 억울한 기분이 가시지 않아 입을 닫았다.
츠쿠는 여느 때처럼 침묵했다. 말을 하는 걸 직접 듣지 못했다면 누구나 언어 장애가 있다고 믿었을 정도였다. 타오샤오동이 무릎으로 그의 등을 툭 치자 츠쿠가 돌아보았다.
타오샤오동이 웃으며 물었다. "우리 집 말썽꾸러기 좀 잘 돌봐줄 수 있지? 얘가 좀 성가시긴 해도 우리 식구가 됐으니 어쩌겠어, 방법이 없지."
타오화이난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형 쪽을 바라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깜짝 놀랐다.
츠쿠는 타오샤오동과 타오화이난을 번갈아 보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서 입는 반바지 차림의 타오샤오동은 무릎을 츠쿠의 등에 기대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는데, 츠쿠는 그를 만나기 전까지 어른의 얼굴에서 이런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은 늘 그를 혐오하거나 불쌍하게만 여겼다.
지금의 자세는 꽤 허물없고 친근했지만 츠쿠는 여전히 긴장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학교에 가는 날이 되자 타오화이난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두 아이 모두 책가방을 멨고, 각자의 가방 안에는 작은 휴대폰이 하나씩 들어 있었다. 타오샤오동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전화하라고 했다.
학교의 관리는 꽤 엄격해서 간식도 장난감도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이렇게 어린아이가 독립해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니, 건강한 아이의 부모라도 손을 놓지 못할 텐데 하물며 이들은 모두 시각장애 아동들이었다.
꽤 많은 가정이 통학을 신청하며 매일 저녁 아이를 하교시키러 오겠다고 했으나 학교는 모두 거절했다.
맹아들은 정상적인 아이들보다 더 독립적이어야 하고, 시력 장애가 삶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기에 어릴 때 그들이 시각 장애에 익숙해지게 해야 하며, 긴 어둠 속에서 정상인처럼 살아가는 법에 익숙해지게 해야 했다.
학부모들은 모두 정문 앞 모니터실에 남아 떠나지 않았으나 아이들은 알지 못했고, 타오화이난은 형과 헤어진 뒤부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손등으로 눈을 비벼댔다.
우는 것은 그 자신뿐만이 아니었고, 이 교실의 총 스무 명 초등학생 중 절반 이상이 울었다.
모두 집을 떠나본 적 없는 어린아이들이라 5일 동안 부모님을 보지 못하게 되니, 어떤 아이들은 세상이 무너진 듯 울어댔다.
타오화이난은 작은 의자에 앉아 감히 움직이지 못했는데 이곳은 너무 낯설었고, 어디든 부딪히는 것이 그를 몹시 당황하게 할 것이었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츠쿠를 부르기 시작했다.
교실 안은 울음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여 시끄러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타오화이난은 두 손을 제 무릎 위에 올려둔 채 얌전하게 앉아 눈물을 흘리며 츠쿠를 불렀다.
츠쿠는 바로 그의 뒷자리에 앉아 있었으나, 울음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이 환경 속에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특이한 존재(异类)"였는데, 타오샤오동이 인맥을 총동원해 신청서를 냈고, 꽤 고생한 끝에 그가 들어와 잠시 기숙하며 공부할 수 있게 만들었다.
타오화이난은 츠쿠가 대꾸하기 싫은 건지 아니면 자리에 없는 건지 알 수 없어 마음이 조마조마했고, 그의 담력은 본래 아주 작았다.
교실 안에는 어른이 몇 명 있었으나 모두 심하게 우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헛수고를 하고 있었다.
대각선 뒤쪽의 한 여자아이가 대성통곡하다 비명으로 바뀌어, 관통력이 강한 어린아이의 음성이 날카롭게 귀를 찔러오자, 타오화이난은 움찔 떨며 어깨를 움츠린 채 큰 소리로 “츠쿠”라고 외쳤다.
츠쿠는 그 소리를 듣고 일어나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타오화이난은 곁에 누군가 있음을 느끼고 손을 뻗어 더듬어 보려 하며 말했다. “츠쿠?”
무표정한 아이는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망설이다 손을 내밀었고, 타오화이난은 그의 손을 더듬어 찾아내자 단번에 움켜쥐었다.
“너 츠쿠 맞지?” 타오화이난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조금 커졌고 손을 꼭 쥔 채 물었다. “너 왜 아무 말도 안 해?”
츠쿠는 손이 붙잡힌 채 곁에 서서 여전히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기색이었다.
타오화이난은 흐느끼며 왜 말을 안 하느냐고 묻는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 눈물을 닦았고, 쥐고 있는 손은 도저히 놓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츠쿠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울지 마.”
타오화이난은 그의 목소리를 듣자 마침내 마음이 놓였고, 원래는 가볍게 훌쩍거리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정말 울기 시작했다. 울면서 말했다. “나 너무 무서워, 형 보고 싶어… 집에 가고 싶어.”
츠쿠는 쭈그려 앉았으나 달리 해줄 말이 없어 다시 한번 반복했다. “너 그만 울어.”
그의 목소리에는 감정도 별로 없었고 말투는 촌스러웠으며 사투리가 섞인 "울지(别)"라는 글자를 강하게 내뱉어서 험악하게 들렸다.
타오화이난은 그의 손을 잡은 채 눈물 두 줄기를 툭 떨어뜨리며,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치만 무서운걸……”
본래 두 사람 모두 서로 한마디도 섞지 않았고 타오화이난은 그를 싫어하기까지 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타오화이난이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 말 안 하는 게 얄미우면서도 그를 놓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정말 괴로운 기분이어서 타오화이난은 커다란 두 눈이 시뻘개지도록 울었다.
타오화이난은 가장 심하게 우는 축은 아니었으나 그 역시 달래기 가장 힘든 아이 중 하나였다.
선생님이 다가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지만 타오화이난은 낯선 사람을 너무 무서워해서 누군가 오기만 하면 츠쿠의 팔을 잡아당겨 방패로 삼으려 했고 자신은 끊임없이 뒤로 움츠러들었다.
한 명은 숨고 한 명은 막아서니,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해도 타오화이난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고 겁에 질려 웅크린 채 완전히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한 방 안의 어린 맹아들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울었다.
오후가 되자 정말 심하게 우는 아이 두 명은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연락해 데려가게 했는데 정말로 몸을 망칠까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타오샤오동은 모니터실에서 하루 종일 지켜보았고 그는 아예 떠나지 않았다. 이 어린 맹아들이 오전에는 교실에서 울고, 점심에는 기숙사에 누워 울고, 오후에는 교실로 돌아와 계속 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타오화이난은 꽤 괜찮은 편이라 오전에는 오래 울었으나 오후에는 딱 두 번만 울었다. 그는 그저 츠쿠를 놓아주지 못해 선생님이 무어라 해도 소용이 없었고, 결국 나중에는 두 사람의 책상과 의자를 나란히 붙여주었다.
막 들어와서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들은 많은 수가 심지어 독립적인 보행조차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벽 쪽 난간을 잡고 줄을 서서 걸어갔고, 나머지 몇몇은 도저히 혼자서는 안 돼서 선생님이 손을 잡고 가야만 했다.
식사를 못 하는 아이는 누군가 먹여줘야 했으며 양치나 세수 등 무엇을 하든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타오화이난은 이들 중에서 독립성이 꽤 높은 편이었고, 그는 혼자서 다 해낼 수 있었다. 그가 독립적이지 못한 점은 겁이 많다는 것뿐이었다.
선생님은 다가가서 그에게 말을 많이 걸지 못했는데, 그는 곁에서 낯선 이가 말하는 소리만 들려도 긴장하곤 했다.
그는 마치 새끼 오리처럼, 츠쿠의 뒤를 바짝 뒤따랐다.
타오샤오동은 모니터실에 서서 날이 저물 때까지 지켜보았고 아이들이 모두 숙소로 옮겨져 잠잘 준비를 마친 뒤에야 자리를 떴다.
이 남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 타오샤오동은 전혀 알지 못했었다. 그의 부모님은 그에게 미안하다며, 이 동생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고 큰 짐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타오샤오동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고 그저 운명적으로 제게 동생이 생길 일이었다고 여겼다.
타오샤오동은 그를 아꼈고 좋은 것은 무엇이든 다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마음이 쓰이고 애가 타는 것 또한 모두 사실이었다.
그는 결국 보통 아이와는 달랐기에 매 순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타오화이난은 형이 모니터실에서 하루 종일 자신을 지켜보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숙사의 작은 침대에 앉아 집과 형을 그리워했다.
저학년 기숙사에는 보살펴주시는 할머니 한 분이 배정되어 아이들의 옷 갈아입기와 세면, 이부자리 펴는 것을 도와주셨으며, 기숙사에 돌아오면 모든 것이 할머니의 관할이었다.
타오화이난은 잠옷으로 갈아입고 다리를 꼬고 자기 침대 위에 앉았다. 그는 츠쿠의 침대 머리맡과 서로 마주 보고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침대 머리맡 난간이 가로막고 있었다.
할머니는 밤사이에 제대로 살피지 못해 아이들이 떨어질까 봐 둘이 같이 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맞은편의 다른 두 아이는 달래줘야 했기에 할머니는 계속 잠자리를 봐주고 계셨고 타오화이난은 작은 목소리로 "츠쿠" 하고 불렀다.
츠쿠는 하루 종일 그에게 붙잡혀 있다가 잠자리에 들어서야 벗어났다. 잠시 후 츠쿠는 난간 사이로 손을 쑥 내밀어 주었다.
타오화이난은 그 소리를 듣고, 츠쿠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진년열구 陈年烈苟 > 진년열구 00장~24장(무료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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